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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마라톤, 가을의 전설을 함께 하다!
| 이준근 | 2016.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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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3일 새벽 2시 반, 자리에서 눈을 떴다.  오늘은 대전법원 마라톤클럽에서 70회 춘천마라톤에 참가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같이 참가하는 후배의 차를 얻어 타고 집결지인 엑스포 남문광장으로 갔다.  새벽 4시, 하늘도 아직은 어둡고 날씨도 쌀쌀했지만, 마음만은 상쾌했다.  오늘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춘천에 가는 날이고, 또 춘천마라톤도 7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날에 처음 뛴다.  점점 더 설레어진다.  오늘 한번 잘해 보자!

  버스를 타고 중간에 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은 뒤 춘천 대회장에 도착하니 아침 8시쯤이었다.  버스에서 내리고 보니, 세상에나!  이렇게 사람들이 많다니!  지금까지 다녀본 마라톤대회 중에 가장 사람들이 많았다.  2만 5천 명 가까이 참가를 했으니 당연하겠지만,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체계적으로 준비가 잘 되어 질서정연한  느낌이다.  거리마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고, 간이화장실도 곳곳에 잘 준비가 되어 있었으며, 교통 통제도 잘 되고 있었다.  거기에 자원봉사자들도 친절히 잘 안내해 주고 있다.

  버스에서 내린 후, 마라톤에 참가하는 법원 직원을 위해 춘천지방법원에서 마련해 준 쉼터에서 간단히 차를 마시고 휴식을 취한 후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 후 9시 경 풀코스에 신청한 직원들 먼저 참가하러 나갔다. 나 혼자 10km에 출전하고, 다른 직원들은 전부 풀코스에 출전하는 것이었다.  혼자 남은 나는 천천히 몸을 풀면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여기저기 구경을 다녔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하늘은 약간 흐리지만 비는 내리지 않아 달리기 딱 좋은 날씨였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풍악소리가 마음을 들뜨게 하며, 불그스름하게 물든 단풍이 피로를 잊게 만들었다.

  드디어 10시가 지나고 출발 신호가 울렸다.  다른 달림이들이 거진 출발한 뒤에 약간 늦게 출발하였다.  한발 한발 내딛기 시작하는데, 다리가 약간 무겁게 느껴진다.  대전에서 오느라 잠을 충분히 자지 못 하고 새벽부터 일어나 먼 거리를 왔음 이리야.  

  서서히 뛰기 시작했는데, 저 앞에 장애가 심한 분이 뛰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나보다 장애가 더 심하신 분이...  나도 뇌병변 3급 장애인이다.  어찌 보면 중증장애인으로 불릴 정도의 장애 등급이다.  지금까지 마라톤을 하면서 나보다 장애가 더 심한 사람을 거의 보기가 어려웠다.  그만큼 힘든 운동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저 앞에 나보다 장애가 더 심하신 분이 비틀 비틀거리며 뛰고 있다.  괜찮을까?  넘어지지나 않을까, 완주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든다.  잠시 후 내가 그 분을 앞지른 후에 내 앞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달리는 중간 중간 들리는 풍악소리, 상쾌한 공기, 눈을 즐겁게 해주는 아름다운 풍경들!  그리고 거리에서 응원해주는 분들과 주위에서 파이팅하면서 힘을 북돋아주는 달림이들까지, 모두가 하나 된 기분이다.  ‘그래, 이런 느낌들 때문에 마라톤을 하는 거지’  춘천에 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3km 지점까지는 걷지 않고 천천히 나마 계속 쉬지 않고 달렸는데, 3km가 넘어가니 서서히 지쳐온다.  거기에다가 길도 약간 오르막이 계속 된다.  지쳐서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하고 있는데, 좀 전에 그 장애인이 넘어질 듯 비틀 비틀거리면서도 나를 앞질러서 저 앞으로 사라져 간다.  이게, 뭐지?  저 분, 나보다 장애가 더 심한데, 나를 앞질러 가다니...  대단하다.  내가 저 분이 나보다 장애가 더 심하니 나보다 빨리 뛰지 못 할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구나!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내 자신을 반성하고, 그 분한테 죄송스러워진다.  한편으로 작년에 처음으로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때와 그 후의 마라톤 대회에서의 에피소드들이 회상된다.

  2015년 10월 4일 공주동아마라톤 : 마라톤에 입문하다
  9월의 어느 날 옆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김흥문 계장님이 마라톤을 권유하신다.  “싫어요.  초등학교 체력장할 때 800m 뛰어본 이후로 뛰어본 적 없어요.  힘들게 뭐 하러 해요.”  이렇게 말했음에도 법원마라톤 동호회 총무한테 전화하더니, “이준근 실무관, 공주마라톤 5km 뛸 거니까 신청 좀 해 줘.”  옆에서 듣다가 순간 오기가 생기고 발끈해진다.  “이왕할 거면 10km를 해야지, 창피하게 5km가 뭐예요.” 이렇게 하여 얼떨결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마라톤에 입문하게 된다.  그러자 주위에서 걱정들을 많이 하신다.  “이준근 실무관, 몸도 불편한데 10km는 너무 무리 아녀? 그러다 다쳐. 5km만 하는 게 어때?”  더 오기가 생긴다.  “할 수 있어요.  빨리는 못 들어와도 완주는 할 수 있어요.”  이때부터 일과를 마치고 시간날 때마다 법원 지하 체력단련실에서 꾸준히 러닝머신으로 연습하였다.
  대망의 날이 다가오고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잠을 3시간 밖에 자지 못 했다.  출발소리와 함께 뛰기 시작했는데, 1km가 넘어가자 지쳐서 뛰다 걷다를 반복하게 된다.  러닝머신 10km와는 차원이 다르구나.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몰려온다.  결승점이 안 나올 것만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 주위에 완주할 수 있다고 큰소리쳤는데, 그만 두자니 창피할 것만 같다.  주위에 할아버지, 꼬마들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뛴다.  포기하고 다시 왔던 길 되돌아가는 것도 힘든 건 매한가지일 걸 같다.  그래, 해 보자!  결국엔 뛰다 걷다를 반복하며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니 나올 것 같지 않은 결승점이 보인다.  결승점을 통과할 때의 말로 설명 못 할 그 뿌듯함과 성취감이란...  이 맛에 마라톤을 하는구나!

  2015년 11월 1일 세종시 충청한화마라톤 : 나만의 신기록을 세우다 
  두 번째 마라톤!  컨디션은 좋은데, 갑자기 영하까지 떨어진 날씨에 몸이 잘 풀리지 않는다.  그래도 열심히 뛰다 보니까 몸이 서서히 풀리고 적응이 되어간다.  열심히 뛰다가 9km를 넘어가고 결승점이 얼마 안 남으니 긴장이 풀어져서인지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다.  이제 그만 두고 싶다 하는 생각도 밀려온다.  그런데 저 앞에서 소의섭 국장님이 달려오시더니 옆에서 같이 뛰어주기 시작하신다.  걷고 싶은데 걷기가 죄송스러워진다.  그런데 국장님이 한 말씀 하신다.  저 결승점에서 박홍우 고등법원장님이 먼저 들어오셔서 내가 결승점을 통과해서 들어오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주시기 위해 기다리고 계시다고...  다시 힘이 솟는다.  옆에서는 소의섭 국장님이 마중 나오셔서 같이 보조를 맞춰주며 뛰어주시고, 저 멀리 앞에는 법원장님이 대단하지도 않은 내 사진을 찍어주시겠다고 기다리고 계신다니...  힘이 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한 달 전에도 완주했는데 이번에도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스스로를 다그친다.  이렇게 하여 내가 지금까지 참가한 마라톤 중에서 가장 좋은 기록(1시간 22분대)으로 결승점을 통과하였다.

  2016년 4월 9일 예산 벚꽃마라톤 : 다른 분에게 힘이 되어 드리다
  코스 중반부터 거의 계속 내 주변에서 뛰는 아주머니가 있었다.  내가 좀 속도를 내서 앞서나가다가 지쳐서 천천히 갈 때에는 어느새 다시 내 주위에서 뛰거나 걷고 계셨다.  왜 그러시나 싶었다.  그러다가 결승점에 도착할 즈음에 나한테 고맙다고 그러신다.  뛰다가 힘들어서 포기하려고 했는데, 몸이 불편한데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는 내 모습을 보시고 힘을 내서 날 쫓아오면서 완주를 할 수 있었다고...  

  2016년 4월 17일 세종시 복사꽃마라톤 : 차로 에스코트를 받으며 완주하다
  예산마라톤을 뛴 지 1주일 만에 다시 마라톤을 하여서 그런지 다리가 점점 무겁게 느껴진다. 이거 너무 무리한 거 아닌가? 3킬로가 넘어가자 조금씩 걱정이 밀려온다.  그런데 그때 불현듯 뒤에서 차량 한 대가 따라오더니 에스코트를 해주기 시작한다.  뒤에서 마이크로 힘내라고 격려도 해 주고 미리 식수대에 있는 자원봉사자에게 물을 갖다 주라고 얘기도 해 준다.  또 지나가는 사람들이 힘내라고 파이팅 해준다.  힘이 난다.  걷는 것도 미안해져 5킬로까지는 걷지 않고 뛰기만 했다. 코스도 참 좋았다.  그 이후로 최대한 걷지 않고 뛰었다.  결승점에 들어오니 사람들이 수고했다고 박수쳐 준다.  내가 마치 우승이라고 한 거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피로가 확 풀린다. 

  2016년 9월 25일 아산 이순신마라톤 : 아흔이 넘으신 분을 보다
  공주동아마라톤을 1주일 앞두고 워밍업으로 6km 코스만 완주하고 돌아오는 버스 안이었다.  어느 할머니와 다른 참가자들이 대화하고 있는데, 그 분은 아흔이 넘으셨다고 한다.  그런데도 10km를 완주하셨고, 36년 째 마라톤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참으로 존경스럽고 부럽기까지 한다.  그 연세에도 마라톤을 하신다니...  할머니, 오래오래 사시기 바랍니다.

  2016년 10월 2일 공주동아마라톤 : 일흔이 넘는 연세에 서브 쓰리하시는 분을 보다
  10km를 완주하고 대회장을 거닐던 와중에 어느 할아버지가 서브 쓰리(3시간 안에 42.195km를 완주하는 것)로 완주하시는 걸 보았다.  옆에 같이 있던 이재도 고등 총무과장님이 할아버지께 연세를 물어보셨는데, 일흔이 넘으셨다고 한다.  세상에나!  그 연세에 젊은 분들도 거의 못 하는 서브 쓰리를 하시다니!  5위 안에 드는 기록이었다.  참으로 대단하신 분들이 많구나!

  다시금 힘을 내다!
  이런저런 지난 일들을 생각해 보니 다시금 힘이 난다.  그래 좀 더 최선을 다하고 걷는 건 최소한으로 하자!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앞으로 나아갔다.  5km를 지나고 나니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열심히 뛰다보니 8km 즈음에 아까 나를 앞질러갔던 그 장애인이 보이기 시작한다.  저 분 참 대단하구나!  장애가 심한 데도 포기하지 않다니...  다시 내가 앞지르게 되었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달려간다.  그런데 9km를 넘어가니 그 분이 나를 앞지르더니 나와 차이를 더 벌린다.  나도 걷지 않고 쉼 없이 달리고 있는데, 차이는 점점 더 벌어져만 갔고, 그 분이 나보다 훨씬 더 빨리 골인을 하셨다.  

  참으로 대단하시구나!  한편 그 분이 나보다 장애가 심하니 완주하기 힘들뿐더러 나보다 못 할 거라는 편견을 완전히 깨게 해주셨다.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그 분 덕분에 처음 5km보다 마지막 5km를 뛸 때의 기록이 훨씬 더 좋았다.  그동안 뛰었던 마라톤 중에 2번째로 좋은 기록이었다.  그 분이 나에게 힘이 되어 준 것이다.

  마라톤을 마치고 대전법원 마라톤클럽 직원들과 춘천의 명물, 닭갈비를 먹으러 갔다.  이번에 춘천마라톤 풀코스를 10회 완주하셔서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시는 특허법원 조성철 서기관님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서로서로를 축하하며 즐겁고도 재밌는 자리가 되었다.

  춘천마라톤, 가을의 전설을 함께 하다!
  춘천마라톤을 가을의 전설이라고 한다.  의암호를 따라 진행하는 코스가 무척이나 아름답고, 2만 명이 넘는 달림이들이 참가하는 규모가 큰 대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다들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을 뛴다.’ 라고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나는 ‘춘천마라톤, 가을의 전설을 함께 하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불편한 몸인데도 항상 최선을 다 한다고 나를 많이 아껴주셨던 박홍우 전 대전고등법원장님,  마라톤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대전법원 마라톤클럽 회장 강철체력 유점동 집행과장님,  마치 형님처럼 편하게 대해주시고 배려해주셔서 감사한 이재도 고등 총무과장님,  그리고 닭갈비집에서 사회를 맡으셔서 한층 분위기를 띄어주고 훈훈하게 해주신 양희철 형사과장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신 조용히 꾸준하신 마라토너 특허법원 조성철 서기관님,  오늘 첫 풀코스 완주하시고 다시는 풀코스 안 뛴다고 말씀하시지만 또다시 풀코스에 도전하실 특허법원 황은택 서기관님,  항상 즐겁고 유쾌하신 홍강웅 주사님,  마라톤클럽 총무를 맡아 항상 묵묵히 고생하시고 부상으로 이번 마라톤은 뛰지 못 했지만 자원봉사자로 나서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고생 많으신 마라톤클럽의 살림꾼 김성완 실무관님,  현모양처 신사임당 같으며 대전법원 여성 최초 풀코스를 완주한 대학교 때부터 친구 미소천사 임윤미 실무관,  타고난 유머감과 친근감으로 모임 때마다 큰 웃음과 재미를 선사해주는 일등신랑감 박대성 실무관,  그리고 가을의 전설을 함께 한 이창근 사무관님, 이건채 사무관님, 박철용 계장님, 조면수 계장님!  이런 분들과 함께 하여 완주하였기에 나는 ‘춘천마라톤, 가을의 전설을 함께 하다!’라고 얘기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춘천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에서 오는 법원 가족을 위해 쉼터를 마련해주어 차와 다과를 제공해 주신 너무나 고마운 춘천지방법원 가족 분들,  오늘 나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주고 불가능해 보이는 마라톤을 완주해서 나에게 보이지 않는 힘이 되어준 이름 모를 장애인 달림이, 그리고 오늘은 함께 하지 않았지만 나를 마라톤계로 입문하게 해 주신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고 후배들을 잘 챙겨주어 같이 일하고 싶은 선배 수다맨 김흥문 계장님!  그리고 춘천마라톤의 숨은 주역 자원봉사자 분들!  이 모두가 있었기에 가을의 전설을 함께 했다고 생각한다.

  에필로그 : 나에게 마라톤을 왜 하느냐고 묻는다면
  누군가 나에게 가장 부러운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이렇게 얘기할 것이다.  사지 멀쩡한 사람 모두가 부럽다고...  하지만 다들 모를 것이다.  공기가 늘 있어 그 소중함을 모르는 것처럼, 사지가 멀쩡하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부러운 것이라는 것을...  거의 오른손 하나로만 일하는 내가 다른 사람만큼 일하기 위해선, 남들보다 더 일찍 출근하고, 남들 쉴 때 좀 더 일하고, 남들 퇴근해도 밤늦게까지 일하거나 주말에 나와서 일해야 하니까..  그런데 종종 사람들은 내가 일을 잘 한다고 생각한다.  단지 결과만을 보고서...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보다 일을 더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더 많이 하는 것일 뿐이다.  만약 시간을 정해놓고 누가 더 일을 빨리 하고 더 잘 하는 지 시험을 한다면 나보다 일 못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쩌면 몸이 불편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노력하는 습관과 집념을 가지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만약 몸이 멀쩡했더라면 어느 누구보다도 더 일을 잘 하고 못 할 게 없다는 생각이 가끔 들지만, 몸이 불편해도 남들보다 못 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마라톤! 참 좋은 운동인 거 같다.  운동화만 있으면 할 수 있고 별다른 비용이 그다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완주한 것만으로도 수고했다고 격려를 받고,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뛰면서 파이팅 해준다.  100미터 달리기 완주한 것만으로는 격려를 받지 못 하는데 말이다.  
 
  마라톤! 힘들어서 못 한다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런데 살면서 편한 일만 있을 수 있을까?  살면서 힘든 일이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난 원래 중증 장애인이라 왼쪽 팔다리 잘 쓰지 못해도 완주했다.  10년 전에 법원 들어오기 전에는 운동화끈도 내 스스로 묶지 못 했을 정도의 장애인이었다.  힘들어서 못 한다면 난 10년 전에 법원을 그만 두어야 했을 것이다.  처음에 법원에 입사해서 철끈 하나 묶는데 만해도 이삼십 분이 걸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러면 힘들게 뭐 하러 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도 작년에 마라톤 처음 뛰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도저히 완주하지 못 할 것만 같았다. 그래도 끝까지 해보니, 오지 않을 것만 같은 결승점이 보이고 그 때 느낀 성취감과 격려의 말들이 힘을 나게 해주어 좋다. 
 
  아무리 죽어라 노력해도 안 되는 일도 있지만, 도저히 안 될 거 같은 일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되는 일도 많은 거 같다.  난 마라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끈기를 길러주는 것 같아 좋다.  다음 마라톤에서는 하프코스에 도전해서 3시간 이내에 완주하고 싶다.  그리고 꼭 언젠가는 춘천마라톤에서 풀코스에 도전해 완주하는 나만의 전설을 만들고 싶다.

  내년에도 가을의 전설을 함께할 분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쓴이 : 이준근(배번: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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