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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것을 알게 만들어 준 전설(후기)
| 박점복 | 201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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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섬주섬 빠짐 없이 물품을 챙기고 평소와 달리 비장한 각오로 종아리를 맛사지 한다.
오늘 하루 잘 버텨 주길 바라면서 달래기를 한 것이다.
여기저기 테이핑도 하고 어둠 속을 뚫고 춘천으로 나선다.
가을의 전설이란 커다란 공간에 벌써 주인공이 된 것 처럼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말이다.   
새벽 찬공기를 마시며 뻥 뚫린 고속도로 풍경이 답답한 도심속 생활을 잠시나마 잊게 만들어 준다. 
어둠속을 달려 여명이 밝아 오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 이제 몇 시간 후면 헉헉거리며 달리는 내 모습을 볼 수 있겠지라며 기대하는 것보다는 두려움이 감돌기 시작한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평소 가자서자를 반복하는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그런데 이날 따라 이렇게 시원스레 달릴 때도 있구나라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차창밖으로 스쳐 가는 단풍냄새가 생각을 깨우며 익어가는 가을을 느끼라 한다.
마라톤!
"고대 그리스에서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 마라톤이란 도시에서 아테네까지 병사가 달렸던 거리""올림픽경기의 꽃" 내가 알던 마라톤이란 바로 이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번 춘천마라톤을 통하여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다. 
마라톤은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감사함을 모르는 이에게 감사함을 알게 해주었다. 또한 나를 알게 하고 이웃을 알게 만들어 주었다. 나 혼자 뛰는 것이지만 절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일깨워줬다. 즉 모르는 것을 알게 하는 선생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좌우로 펼쳐진 단풍 병풍을 바라보면서 즐거운 달리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
지치고, 힘들고, 아픔이 닥쳐올때마다 나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게 하는 가르침
너나 할 것없이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참가자들을 통한 이웃사랑 
뿐만아니라, 생전 처음 보는 도로옆 동네 주민들도 목이 터지라 응원하며 화이팅을 외친다. 달리는 것 하나로 이처럼 친구가 되고, 형제가 되기도하는 사람 사는 맛을 느끼게 한다.
다투고 누루고 치열한 경쟁속 싸움터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여기서만 느끼는 매력이 아닌가 싶다.  
나는 이러한 감동을 느끼고 즐기는데, 아픈 다리를 핑계로 달리기를 멈출수 없게 만들었다. 이 모든 것을 알지 못하고 그냥 지나칠 뻔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춘천마라톤을 통하여 새롭게 알게 되고나니 더욱 그리운 가을의 전설이 될 것 같다.
마라톤하면 인간의 한계를 말하지만  정말이지 그 한계는 없다고 본다. 모두들 완주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이것도 전설의 가르침을 통해 배웠다. 
하지만 그 완주의 달콤한 쾌감을 맛보려면 남들보다 많은 쓴맛도 봐야 하기때문에 그러한 수식어가 있는 것 같다.
"피나는 노력이 아닐지언정 그래도 연습은 했다."라 할만큼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누구나 달릴 수는 있지만 아무나 완주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완주의 기쁨을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 어떻게 준비를 했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가을의 전설이라는 춘천마라톤 올해로 두 번째  참가했다. 마라톤에 입문한지 오래 되지도 않았다. 최고기록(동아 4시간8분)
그러나 중앙마라톤, 동아마라톤 3대 메이저라 불리는 대회는 모두 참가해 봤다. 그래도 전설은 전설다웠다. 다소 싸늘하고 비까지 내려 으시시 했지만 달리기는 좋았다.
출발 대기시간이 달리는 시간만큼이나 길게 느껴진 지루한 시간만 빼면 모두 만족하는 대회였다고 본다. 출발은 C그룹이었지만 첫대회 출전자와 동행하기로 했기에 맨마지막조에서 출발했다.
무성한 말들이 많았다. 코스가 너무 어렵다. 오르막길이 많다. 29KM에서 37KM까지 죽음의 코스가 된다. 마지막2.195KM는 신이달린다등 즐겁다. 행복하다. 이런 말들보다는 어렵고 힘들다는 말들 밖에 없었다.
겁도 덜컥났다. 그만큼 힘이 든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는 다짐하면서 뛰기로 했다. 1등 2등을 하지 못할바에는 즐기기라도 하자 그것만 가지고서도 오늘 참가한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좌우도 살피고 가끔씩 뒤도 돌아보고 산수(山水)에 젖여보기도 한 것이다.
생각데로 잘되었다.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아주 즐겁고 행복하고 보람된 하루였고, 영원히 기역될 공간과 시간이었다. 70살이 될때까지 변함없이 사랑받고 존경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고마움을 느끼고 행복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대회였다.  
그 첫째가 여타의 다른 대회보다는 보는 즐거움이 많다는 것이다.
눈이 시원하다. 눈이 호강을 하는 춘천마라톤 몸은 힘들어도 눈으로 즐기는 맛이 다양해서 좋다.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단풍들이 좌우로 펼쳐진다. 질리도록 파란 물속에 그모습 그대로를 간직이라도 하고픈지 투영된 모습이 사진으로 촬영된 듯한 느낌이다.
돌고도는 도로따라 마라토너들이 장관을 이루며 달리는 모습을 보면 힘이 솟는다. 나역시 하나가 되어 전설의 역사를 쓰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긴다. 춘천댐, 의암댐을 지날때면 발아래 유유히 흐르는 물위를 붕붕떠다니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둘째로, 고마움을 알게 되었다.
잘버티게 조정을 한 나의 뇌, 내 머리에 감사한다.
형형색색 놀란표정에 활홀감을 알게해 준 두 눈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한다.
뜨겁고 거친 숨을 조절하며 가다듬어 준 나의 심장에게도 무엇보다 고맙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무릎에게도 엎드려 절을 하고 싶다.
너무나도 잘 버텨주고 견뎌주었다.
둘도 없는 나의 버팀목이 되어준 장딴지 그리고 허벅지 좋은 메이커 신발도 아니지만 아픔을 참아내며 달려준 발바닥  나의 모든 것들에게 한 없이 감사하고 고맙다.
사랑한다.  나의 친구들이여.
벌써 또 다른 전설을 기다리며 행복에 젖어 지내련다. 내년을 위하여.


배번 489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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