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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주의 계절은 조선춘마와 함께 가을을 지나가고 있고~(차대희 7878)
| 차대희 | 201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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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주의 계절은 조선일보 춘천마라톤과 함께 가을을 지나가고 있고 내 인생의 시간은 오후 다섯 시에서 일곱 시 사이에 와 있다.

60세에 마라톤을 시작하여 조선춘마와 함께 10년이란 세월이 흘러 내 나이가 70이 되어 10회가 됨을 회상하며, 60세 초반 몇 회는 당일 새벽에 출발하여 버스에서 눈 붙이고 출발선에 서서 4시간 이내 (Sub 4)에 골인을 하였으나 몇해 전부터는 힘이 들어 하루 전에 춘천에 와서 관광도 하고 먹거리도 즐기며 편히 공지천 근방에 숙소를 정하였다.

금년은 우연으로 조선춘마 70회 기념이기도 하지만, 내 나이 70세에 10회 째 이므로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각오로 7월부터 훈련에 임하여 7월엔 80km훈련, 8월엔 100km, 9월엔 120km, 10월엔 200km를 하여 총 500km를 훈련하고 출발선에 서서 안면 있는 분들을 찾아본다.

칠마회 선배님께 저도 칠순이 되었다 하니 칠마회에 가입 하랍신다. 주변에서 그만하라해서 생각 중에 있다하니 대뜸 하시는 말씀 “오늘 완주하면 보약 한 제 드시고 가는 거고, 아파서 병원에 가면 병원비 들고 시간 낭비하고 아프며 사느니 계속 마라톤을 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라고 하신다.

출발선이 B그룹(3시간 33분 07초)이었던 것이 어느덧 F그룹이 되었다. 출발선에서 배동성 아나운서에게 내 이름을 크게 아나운싱하라 외친다. 뒤편에서 가슴 조이며 무탈완주를 기원하고 있을 아내에게 출발을 알렸다.

자! 고통이 시작됐다. 이젠 도착 선상을 통과하여 파라다이스의 생활만 생각하자.

젊은이들이 출발선을 통과하여 뛰어 나간다.

“자네는 25km지점에서 걷고 있겠지, 자네는 30km지점에서 주저 앉아 있겠지. 걷거나 주저 앉아 있다 뛰는 건 마라톤 정신이 아니야”하며 숨이 고르고 트일 때까지 천천히 천천히 뛰자고 다짐을 하며 한발 한발 옮긴다. 웬일일까 작년에 뛸 때는 1~2km 지점 오르막길을 올라갈 때 숨이 차서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며 이걸 참고 견디자 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는데 오늘은 편안하다. '그래 이렇게 30km를 춘천댐 정상까지만 제발 가게 해 주소서' 기도를 한다. 어느덧 10km를 통과했다. 훈련을 충분히 해서 인지 편안하고 호흡도 몸 컨디션도 출발전 위밍업 한 정도이다. 그래도 나이도 있고 기다리는 아내에게 편안한 모습을 보여 주려면 35km까지는 자제해야 한다.

자 이제 몸도 어느 정도 풀렸으니 즐기며 초보 마라토너를 지도해가며 완주할 수 있도록 돕자. 젊은이한테 접근하여 말을 걸어본다. 오늘 목표 시간은 얼마인지, 완주는 몇 회나 했는지. 마침 처녀 출전이라 한다. 5시간 이내 완주 목표란다. 나도 5시간 이내 목표이니 같이 달리기로 했다.

자 오르막이니 보폭을 줄이고 한발 한발 내디디며 팔을 힘차게 휘두르자 하고, 하나 둘, 하나 둘을 외쳐준다. 오르막이 끝나고 내리막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로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정상도 있다.) 팔을 내리고 힘을 주지 말고 어깨를 튕기듯이 허리를 뒤로 젖히고 한발 한발 옮긴다.

어느덧 하프를 통과했다. 그 젊은이에게 드디어 서서히 고통이 다가오나 보다. 핑계를 댄다. 발가락이 아프다. 허리가 아프다. 무릎이 아프다. 어깨가 아프다. 어딘가 아픈 것이 찾아온다. 발가락 하나 없다 생각하고 뛰라 한다. 그리고 참고 뛰다보면 아팠던 것은 좋아지고 다른 곳이 아파서 돌아다닌다 그것을 참는 것이다.

끝내 젊은이도 생리 현상을 호소하며 먼저 가라 한다.

지금 반을 온 것이 아니라 이제 4분의 1 뛰었다고 생각하고 꼭 25km 지점에서 물과 파워젤 먹는 요령을 알려주고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매 5km마다 물과 제공하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야 쥐가 나지 않고 무난히 완주 할 수 있음을 당부하고 헤어졌다.

자 지금부터는 힘들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8km를 계속 올라가야 한다. 이제 즐기는 거다. 주로변에서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힘내라고 북을 치고 있다. 채를 빌려 난타 경험을 살려서 내가 곡조에 맞춰 친다. 쿵 따라 쿵따 쿵따라 쿵따~

자 이제 29km 댐 정상을 향해 올라가자, 웬일일까 작년에는 그렇게 힘들어 심장이 파열하는 고통을 느꼈던 언덕이 이제는 편안하다. 나도 모르게 젊은이들을 하나 둘 제치며 무난히 올랐다.

자 이제부턴 내리막이다. 비가 내린다. 미끄러짐을 조심해야 한다. 무릎을 조심해야 한다. 건너편 터널에서 함성 소리가 들려온다. 내가 저 지점을 통과할 때, 이 지점 통과자들을 얼마나 부러워 했던가. 나를 부러워할 건너편 Runner를 생각해본다.

34km 자유발언대에 도착했다. 순서를 10분 정도 기다린다. 저마다 할 말이 많을 만도 하다. 오늘 완주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오늘을 위해 집에 들어 갔다가 식사후 2~3시간 후 기다렸다가 나오기 싫은 걸 이겨내고, 뛰는 복장을 하고 나와서 훈련을 해왔으니~. 지금 이 순간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을까?

지금 우주의 계절은 조선춘마와 더불어 가을을 지나가고 있고 내 인생의 시간은 해가 저무는 시간에 와 있다. 하지만 해가 다 저물기전 구름을 물들이고 찬란한 노을과 황홀함을 누릴 시간이 아직 남아 있음에 그 시간을 만끽하기 위해 마라톤을 통하여 건강을 다짐한다.

자 이제 8km남았다. 자유발언대에서 시간을 소모했으니 빨리 뛰자. 한발 한발!

70년전 우리나라 태극기를 달고 (내가 태어나던 해 1947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나의 고등학교 모교 선배이신 서윤복 선수 (당시 감독은 손기정 옹)가 우승을 했을 때 백범 김구 선생께서 발로써 세계를 제패함을 기념으로 '족패 천하'라는 휘호를 써 주신 것을 생각하며 그 날을 기념하기 위해 내 나이 만 60세 때 보스턴 마라톤 출전 했던 일을 회상하며 오늘로서 조선일보 춘천 마라톤 10년 연속 10회 완주를 자축하며 힘차게 결승선을 지났다.(4:41:14초)

드디어 조선일보 춘천 마라톤대회에 10년 연속
참가 했노라!
달렸노라!
명예의 전당에 올랐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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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대희
2016.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