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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지 않고 끝까지~
| 이창기 | 201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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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km 남았다는 안내 표지판을 보자 걷지 않고 끝까지 달려 준 내 몸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힘차게 마지막 스퍼트를 하였다. 

비바람과 낮은 기온으로 복장을 갖추고 몸을 풀어야할 시간에도 겹겹이 입고 가볍게 조깅을 한다. 경기복 위에 방한 비닐 한 장을 걸치고. 몸이 찬 나로서는 오늘 날씨가 너무 좋지 않다. 출발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나 체온 유지를 위해 계속해서 조깅하고 스트레칭을 반복한다.(어제 집사람과 주로를 둘러 본 것이 분명 오늘 레이스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오늘은 가장 늦은 기록 보유자 그룹인 F조에 속해서 풀코스 마라톤에 2번째 도전하는 날이다. 지난 해 첫 풀코스에 도전하여 어렵게, 정말 어렵게 완주를 했었다. 물론 몸 관리의 중요함과 달린만큼 달린다는 진실을 온 몸으로 배운 대회였기도 하다. (25km 이후부터 결승선까지 걷다 뛰다를 반복했으니까)

올 해의 목표는 4:40 완주로 정했다. 물론, 35km이후 몸이 허락한다면 4:30까지는 끌어 올릴 계획으로. 출발선에서 4:40 페이스메이커와 인사를 나눈 후 착실하게, 오버하지 말고 따라만 가겠다고 다짐, 또 다짐을 하였다. 출발 신호에 심호흡을 크게 하고 출발 매트를 힘차게 밝고 F조 무리 속에 함께 나아갔다. 낮설지 않은 코스라 편안한 마음으로 풍선을 앞에 두고 따라 가다보니 언덕을 올라 좌회전하여 체육 중고등학교 앞이다. 들어갔다 돌아 나오는 순간!......이런..... 따라만 가겠다고 다짐하던 풍선이 사라졌다. ‘어...어떻게 된 거지...’ ‘그 사이 내가 놓쳤나...’, ‘그럴 리가 없는데...’ 서서히 달리며 앞쪽을 봐도, 뒤를 돌아봐도 없다............(마라톤이 끝난 후에도 이해가 안 되는 점)갑자기 무언가 모를 불안함이, 불길함이 조금씩 피어나려 한다. ‘아냐, 상관없어. 내 페이스대로 가는거야. 충분히 할 수 있어.’ 스스로를 다독이며 종합운동장 긴 오르막을 넘고 의암댐을 지나 서면을 지나간다. 몸이 편안하고 호흡도 편안하다. G조의 4:20 페메가 지나쳐도 고민하지 않고 그대로 보냈다. ‘이번엔 걷지 않고 440 완주가 목표니까.’ 

스포츠젤을 하나 먹고 나니 조금 힘이 난다. 급수대를 지날 때 마다 입 안을 적시는 정도로만 하고 통과했다. 이번 춘마를 준비하며 몇 가지 노력했던 것 중에 하나가 물을 날마다 충분히 마셨던 것이다. 내게 도움이 된 경험은 없지만 지난해 몸에 새긴 힘겨움에 여러 가지 좋다는 것들을 따라 했던 것이다. 커피는 거의 마시지 않고 생수를 자주 마셨다. 그리고 좋아하는? 단백질 섭취도 정말 꾸준히 했다. 

어느덧 신매대교에 들어섰다. 간식을 먹으며 걸었다. ‘다 먹고 난 후 다시 달리자.’ 지금 조금 쉬는 것이 나중에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서상초교를 지나고 작은 마트를 지나 오르막에 올라서니 멀리 춘천댐이 보인다. 25k 지점이다. 공급되는 스포츠젤을 먹으며 잠시 지난해의 힘겨움을 떠올려 보았다. 

지난 해 첫 풀코스 마라톤을 준비하며 무리한 운동과 소홀한 몸 관리로 바로 이 지점. 25k를 통과하면서 부터 왼쪽 무릎과 발바닥 통증으로 걷고 뛰기를 반복하며 완주하여 온몸으로 첫 풀의 벅찬 감동?을 오래도록 느꼈었다.(이후 발톱이 2개나 빠졌다.) 

‘오늘은 내 몸이 이겨낼까? 준비를 했으니 잘 이겨낼 수 있을거야.’ 운동을 나갈 때는 테이핑을 철저히 하였고 준비운동, 스트레칭도 확실하게 했다. 실내에서 땀 흘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근력운동을 위해 헬스장도 꾸준히 찾았다. 집에서도 하체운동, 복근 및 상체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였다. 

손에 들고 있던 초코파이는 봉사활동 하는 학생에게 수고하라는 말과 함께 건네주고 크게 힘 호흡을 하고 춘천댐 정상을 향했다. 오르는 동안 주변에서 걷는 주자들, 서서 스트레칭을 하는 주자들을 보며 작년의 내 모습이 오버랩 되며 지금까지 잘 해 주고 있는 내 몸에 고마움을 전하고 더욱 힘을 내 본다. 내 속도에 맞는 주자를 찾아 뒤 따라 가다보니 춘천댐에 올라 우회전하여 기분좋게 진행한다. 30km 지점과 35km 지점을 통과하면서는 추운 날씨에 봉사하는 학생들에게 ‘스태프 파이팅’을 외쳐주고 하이파이브를 하며(내 스스로 놀랐다.) 내심 여유 있게 통과하니 춘천런클의 자봉 부스가 보인다. 몇 마디 담소와 급수 후 결승선을 향해 다시 나아간다. 

지금까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그래, 얼마 남지 않았는데 속도를 올려봐야겠다. 4:30이 가능할 수 있다.’ 두 다리를 믿고 속도를 올려 본다. 1km 정도 진행하다 조금 더 속도를 올려 나아가는데 잠시 후, 왼쪽 종아리가 뭉쳐지며 덩어리가 생기는 것이 느껴져 아차 싶은 마음에 바로 속도를 늦추고 나아가니 바로 좋아진다. ‘아, 나의 운동량은, 근력은 여기까지인가?’ 순간 속상함이 밀려왔지만 올해 목표는 충분하다고 위안을 삼으며 소양다리를 지나 소양강처녀상을 지나고 매트를 찍었다. 자 이젠 진짜 다 왔다. 2. 195km 남았다. 왼쪽 다리를 살살 달래며 나도 모르게 속도를 올리고 있었다. 그래, 그대로 가도 된다. 나를 앞 서 가는 주자들 보다, 내가 더 많은 주자들을 추월하며 그대로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였다. 

나의 시계는 04:35를 찍고 있었다. 이번 나의 목표는 100% 도달하였다. 걷지 않고 끝까지 달렸다. 왼 무릎과 발바닥의 통증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정한 페이스대로 혼자서 완주했다. 
다음엔 4시간 20분 안에 들어와야지~~
(배번: 8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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