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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우쳐준 10월의 일요일 아침 (배번 : 21043)
| 이화영 | 201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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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화영
배번 : 21043

===== 이 하 대 회 후 기 =====

올 4월 보스턴 마라톤을 뛰고 와서는 당분간 풀코스는 (준비 과정이 너무 힘들기에) 안 뛰겠다고 다짐했던지라 이날 풀코스를 뛰는 수많은 지인들 사이에서 난 10km를 뛰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에 한명이었다. 

그래서, 올해, 특히 하반기에 제일 기대했고 반드시 기록내야겠다고 나 스스로 속으로 다짐했던 대회였던 춘천마라톤(이하 "춘마") 10km. 
그 이유 때문인지 2주 전부터 은근히 긴장과 걱정이 계속 맴돌았다. 
주변에 춘마 10km 뛰어본 분들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기저기서 들은 내용에 의하면 코스가 언덕도 많아서 기록 내기에는 쉽지 않다고 들었고, 또 작년 아는 동생이 엄청 힘들게 뛰었다는 얘기를 듣고선 괜히 더더욱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춘마 10km를 달려본 경험이 있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서 코스가 어떤지 여쭤봤고, 그 중에 내가 보스턴갈 때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이자 나의 러닝멘토이기도 한 지인 분이 네이버 지도와 함께 중간중간 구간 별로 아주 상세하게 알려주셔서 대회 당일날까지 수시로 정독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대회 전날 밤 왠일로 꿀잠을 자고는 새벽 3시50분 경에 일어나 4시25분경 집에서 나와 (매주 토요일 함께 훈련하는) 러닝클럽 멤버들과 다같이 버스를 타고는 춘천으로 이동했다.   

춘천에 도착하니 7시 반 경. 
도착하니 날씨가 심상치 않다. 왠지 비가 내릴 것만 같은 하늘에 바람은 꽤나 강하게 불어 생각보다 많이 추웠다.
풀코스 주자들은 9시부터 출발인지라 여기저기서 환복하고 근육테이프 붙이고 몸 푸는 등 분주한데 비해 1시간 뒤에 출발하는 10km 주자는 꽤나 여유있어 난 풀뛰는 멤버들, 그리고 지인들에게 화이팅을 외쳐주고 이벤트도 참가하고 화장실도 여유있게 또한번 다녀왔다.

춥다고 마냥 움츠릴 수는 없을 것 같고..대회때를 대비해서 조금이라도 추위에 빨리 적응해야 된다고 생각하기에 9시15분쯤 짐을 맡기고는 싱글렛 차림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누가보면 나 풀 뛰는 사람인줄 알았을 듯 싶다.)

뛰어다니다가 출발지로 이동했는데 시간은 9시반도 채 안된것 같은데 벌써 엄청난 인파들이 출발지로 이동하려 대기하고 있는게 보였다! (헉!!! 춥다고 꾸물대다가 늦게 나왔으면 큰일날뻔!!) 

출발지 근처에서 몸을 풀고는 걸어나오는 대기 인파들에 모여서 합류! 
출발대기선에 서있는데 대회에서 항상 Top 3위안에는 드는 선배님들과 동생들이 몇 cm도 안 되는 시야 안에 다 들어왔다. 
그때 난 실감했다. 쉽지 않은 레이스가 될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 분들은 왜 풀코스를 안 뛰시고 10km를 뛰러 오셨는지 궁금했다. 나처럼 풀코스는 준비 과정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해서 그러신걸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 스스로를 믿기로 다짐했다. 그들이 어떻게 레이스를 펼치시든, 난 나대로, my way를 갈거라고. 그리고 절대 기죽지 않을 것이라고. 왜냐면 난 날 믿으니까.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거라고, 골인하고 쓰러지더라도 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레이스를 펼칠거라고 다짐해왔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를, 그리고 러닝클럽 감독님과 코치님들, 멤버들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대회 책자에도 나와있듯이 10시 땡 하자마자 (아마도..?;;) 10km 출발!! 

초반 몇 십미터도 안 가서 바로 오르막. 이때 오르막은 짧기에 러닝멘토 말씀대로 강하게 치고 올라갔다.
그러고부터는 완만한 내리막에 평지. 쭈욱 친다. 달릴 수 있을만큼, 오버페이스 안 하는 만큼 달린다. 
다행스럽게도 출발하자마자 나온 오르막 덕분인지 초반에 오버페이스라는 건 모르고 달렸기에 쉽게 지치지 않았다. 그래서 밀 수 있는 데까지 밀어봤다.
다행히 바람도 안 분다. 출발 직전에도 바람은 없었는데 출발하고나서도 바람은 안 분다. 

2km 쯤부터는 이미 순위가 나뉘어졌다. 초반에 순위를 정해놔야 쭉 갈 수 있다는 러닝멘토의 말씀을 그렇게도 되새겼건만...
결국 쟁쟁했던 상대들 덕분에/때문에 순위는 매우 빨리 정해졌고 난 거기에 흔들리지 않고 나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초집중하면서 달렸다. 
예상대로 중간 중간 오르막과 내리막이 나왔지만 그래도 겁먹지 않고 "내가 힘든 오르막이면 남도 똑같이 힘들다"는 생각으로 달리면서 오르막도 강하게 치고 올라가고 내리막은 (너무 속도를 내면 안 될 것 같아) 적당히 속도 붙이면서 내려가고..평지에서는 페이스 죽이지 않고 그냥 쭉쭉 밀고.  (아 그런데..첫번째 반환 나오기 직전 오르막은 정말...아주..얄미웠다!! 그 긴, 거의 1km 가까이되는 오르막..!!) 

근데 첫번째 반환하고나서였나...그때부터 맞바람이 아주..가관이었다.
첫번째 반환 후 달리다보니 어느 클럽 소속이신 분께서 앞에서 적당히 내 페메(페이스메이커) 해주시는 듯해서 그 분 바짝 쫓아 달렸다. 오르막 나올때마다, 얼마 안 남았을 때마다 그 분께서 잘하고 있다고, 얼마 안 남았다고 옆/앞에서 응원해주셔서 난 마지막 끝까지 밀어볼 수 있는데까지 밀어봤다. 
(이 자리를 빌어 그 분께 감사하다고 늦게나마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제 얼마 안 남았다. 
난 이제 마지막 저 (완만한) 오르막만 지나면 끝이라는 안도에 좀더 버티고는 힘들때마다 팔을 더더욱 뒤로 치면서!!!
마지막 내리막을 뛰어 내려가고...내려간 순간 골인지점까지 (살짝 긴듯 했지만 그래도 인터벌 훈련 할 때 생각하면서 이 악물고) 막판 스퍼트!!!!!!!!!!!!! 골인~!!!!!!!!!!!! 

그렇게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대했던 춘마 10k 레이스는 이렇게 끝났다. 

뛰는 내내 시계를 안 보기 때문에, 그리고 들어오면서도 전광판 시계를 안 봤기 때문에 몇분에 들어온지 몰랐으나 들어와서 보니 42:46, 10.25km다. 역시 메이저 답게 거리는 길다. (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참...거리가 길다는건 핑계뿐인것 같다...)

골인했을 때 당시에는 내가 그래도 후회없이, 간만에 쟁쟁한 선배님들과 동생들과 달렸고 그들에게 절대 주눅들지 않고 나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갖고 믿고 달렸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뿌듯했고 짜릿했다. 
또한 코스 자체가 힘들 법도 했는데 적당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자주 나타나 다행스럽게도 힘든 기억은 없고 재미났었던 기억 밖에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부족하고 어쉽고 뭔가 2% 부족한 듯한 느낌이 계속 들고는 있지만...
이번 레이스를 통해 난 더욱 중요한 것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 그리고 자신감이 없었다면 그래도 이만한 결과 자체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을. 


이번 레이스의 아쉬움은 이제 이 후기로 끝내자. 

그리고 이번 레이스에서 느끼고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내년 반드시 재도전하러 갈 것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히 나타나는 그 코스를 또한번 즐기기 위해!! 
그리고 난 재도전에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Trust yourself and have faith in yourself. Those are all that ma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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