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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시간 16분의 의미.
| 윤수정 | 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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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정.693번

기록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어떨떨 하기만 하다. 마치 공부 하나도 안하고 시험 백점 받았을떄의 기분이랄까.

4시간 16분. 2016년11월 춘마에서의  내 기록이다.

마지막 풀경기를 올해 3월 동마에서 완주했고 그당시 기록이 4시간 36분이었으니 무려 20분을 당긴셈이다. 아무래도 경기 전날 남편과 몸보신을 위해 장어를 푸짐하게 먹은것이 주효한것 같다.

이때까진 경기직전 일주간 탄수화물 몸에 축적한다고 칼국수만 내리 먹어 나중엔 쳐다보기도 싫을정도였는데 이번엔 작전을 좀 달리 해본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설마 장어 한끼가 20분 기록 단축에 일등 공신이겠는가. 

이주전 하프경기에 참가해 어렵지않게 sub 2 ( 두시간 내에 들어오기) 하고보니 풀경기에 자신이 생겼었다. 이번 춘마로 난 일곱번째 풀을 뛴다. 지난 6회는 목표가 항상 무사 완주였다. 그와중에 슬금슬금 기록을 당겨 첫풀 5시간 17분에서 올봄 4시간 36분까지 조금씩 발전을 해왔다.

하프경기후 붙은 자신감으로 이번엔 4시간 20분대로 줄여보기로 했다.  4시간 29분 59초정도?

 

경기 시작직후 그동안의 현저한 실력차로 조가 갈린 우리부부는 나는 D조, 남편은 E조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끝내 나와함꼐 D조에 발붙어 출발하는 바람에 남편은 나중에 공식 기록이 없어졌다. 도대체 언제까지 저 혹을 달고다녀야 하는지. 

남편을 곧 바람같이 뒤쳐졌고 난 이제까지와의 경기 운영과 달리 초반부터 몸사리지 않고 4시간 20분 페메를 따라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에 여유있게 뛰나, 여유없게 뛰나 후반에 쳐지는건 피할수 없음을 경험한 후라 이번엔 하프경기떄의 자신감으로 한번 맘껏 뛰어보기로 했다.

 

10K지점에서 터널 통과하며 소리도 질러보고 의암호 풍경과 단풍도 눈에 담는등 여유도 부려보았다.

몸에 위기는 하프떄 찾아왔다. 초반 기록은 많이 당겨놨는데 더이상 뛸자신이 없었다. 페메그룹도 놓치고, 완주 불가능의 공포가 닥쳐왔다.

 간신히 발을 떼며 30km까지의 마의 언덕구간을 넘을자신이 없어 울고만 싶을때 내 옆으로 한무리가 지나가며 앞장선 우두머리같은 분이 힘차게 구령을 붙이고 있었다.

 "하나, 둘, 할수있다, 화이팅", 끝없이 외치며 달려가는 무리사이 한복판으로 파고들었다.

 인구밀도가 너무 높아 팔을 칠 공간이 없을정도이지만 마치 뒤에서 밀어 앞으로 뛰어가는 기분이 들자 훨씬 기운이 났다. 알고보니 4시간 20분 페메의 다른 그룹이었다. 

 

그후부턴 일사천리, 함꼐한 사람들과 동료가 되어 서로 기운 북돋아주고 대장 지시에 따라 속도 조절하며 별 힘들이지 않고 35km까지 달릴수 있었다.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는 경험을 난 마라톤에서 해봤다.

내몸의 숨어있는 능력을 최대한으로 끝어내는 힘은 역시 사람에 있었구나.

 

35km지점에 다다르자 대장이 힘이 남은사람들은 치고 나가라 했다. 

치고 나갔다. 놀라웠다. 내가 이지점에서 가속을 할수있다니.

기적이 연이어 일어나는것만 같았다. 

저멀리 결승선이 보이고 그대로 전속력으로 전진 , 통과후 기록확인하니 4시간 16분이었다.

이건 꿈이야!

 

경기 후 한동안 내겐 엄청난 기록에 한껏 고무되어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당시엔 미쳐 깨닫지 못했다. 

내 기록이 어떤 의미인지....

 

04시간 16분

 

04월 16일 

 

이제야 깨달았다. 그아이들이 함께 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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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기
2016.12.30
의미있는 기록! 마음이.....
완주 축하드립니다.